가스레인지를 한동안 사용하다가 항상 외출시에 밸브는 잠궜는지, 어딘가 가스 새는 곳은 없는지 등에 대한 걱정이 늘 있었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가 밸브를 잠그지 않은 것 같다고 가던 먼길을 버스타고 돌아가서 끝내 확인하고 오시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더운 여름이면 가스불 앞에서 요리하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다가 점화 배터리 떨어지면 갈아줘야하고.. 사용하다보면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있지요.
몇년 전부터 전기레인지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모두 고가여서 엄두도 내지 못했었는데 저렴한 제품들도 꽤 있네요.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지니 가스레인지 사용하면서 늘 가졌던 걱정과 불만을 전기레인지 장만으로 해소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장만했습니다.
백만원 이상 제품이 보통인줄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제가 구매한 전기레인지 ER-B300T는 20만원 중반대(프리스탠딩 포함)의 가격으로 부담이 확 줄었습니다. 그렇지만 막연히 고가라고만 알고있었던 전기레인지가 이리 저렴하다는게 의심스러워 막상 지르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날이 더워지고 불앞에 있기 힘들어지는 마당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기에 구매를 해봤습니다.
설치는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코드만 꼽으면 끝일 정도로요...
박스를 열면 심플하고 깔끔하게 비닐포장된 제품이 보입니다.
튼튼하겠지만 그래도 유리로 구성된 제품이니 조심스럽게 꺼냅니다. 본체, 설명서 그리고 청소를 위한 전용 스크래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엔 전기레인지를 이대로 그냥 싱크대에 올려서 사용할 수 있지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본체를 뒤집에 바닥을 보면 이렇게 배선부분이 튀어나와 있어서 수평으로 고정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열방출도 제대로 되지 않겠지요.
그래서 '프리스탠딩'이라고 하는 일종의 받침대를 함께 주문해야 합니다. 물론 싱크대에 타공을 해서 빌트인 방식으로 매립하게 되면 프리스탠딩은 필요없습니다만 저는 싱크대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서 프리스탠딩 케이스를 함께 주문했습니다.
단순히 그냥 철판으로만 이어진 틀인데 가격은 7만원이 좀 넘습니다. 본체에 비해 케이스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이지요. 그래도 본체가 저렴하니 그냥 수긍하려 합니다. 케이스를 꺼내보니 표면 재질이 고급스럽고 각이 잘잡힌게 허접한 품질은 아니네요.
역시 그래도 좀더 저렴했으면 하는 생각은 지울 수 없습니다.ㅠㅠ
싱크대 공간에 딱 맞습니다. 양옆으로 약 5mm정도씩의 여유가 있네요.
본체를 올려서 프리스탠딩에 얹었습니다. 이제야 한몸인 것처럼 보이네요. 꽤 묵직하고 튼튼해보입니다. 케이스 아래에는 고무패킹이 달려있어서 움직임을 조금이나 줄일 수 있겠네요... 라고 생각했지만 그닥 효과는 없습니다.ㅎㅎ
결합된 프리스탠딩 케이스와 본체에는 약간의 유격이 있습니다. 일부러 그렇게 제작되었는지는 몰라도 실제로 보면 틈새가 벌어진 듯한 느낌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본체하단에 연결된 배선을 케이스 아래로 통과시켜서 밖으로 빼냅니다. 배선의 굵기가 일반 전기코드 굵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굵네요. 케이블타이로 적당한 길이로 묶어 고정합니다.
다이소에서 파는 전선 정리클립을 이용해서 콘센트까지의 배선을 벽에 고정시켰습니다. 이상하게도 콘센트의 구멍이 45도 정도 기울여져 있어서 플러그의 방향이 저리 난해하게 되었습니다만 최대한 깔끔하게 고정시켰습니다.
설명서인데 본체 상판의 버튼이 직관적으로 정보를 잘 나타내주고 있어서 딱히 읽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한번은 읽어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역시 보나마나네요..ㅎㅎ
본체 상판의 조작버튼들입니다. 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가볍게 손가락만 가져다 대면 작동을 합니다.
첫번째 열에 흰색점들로 표시된게 조절할 화구의 위치를 나타냅니다. 왼쪽부터 좌상, 좌하, 우중간 화구를 뜻하지요. 그리고 중간열에는 타이머선택과 온도조절표시창 그리고 화구확장 및 일시정지 버튼이 있습니다. 화구확장버튼을 누르면 우중간에 위치한 가장 큰 화구의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140mm인데 확장시키면 210mm까지 화구범위가 넓어져 더 세고 빠른 조리가 가능합니다. 마지막 열에는 온도조절과 잠금 및 전원버튼이 있습니다.
타이머스위치는 1분~99분까지 설정할 수 있고 온도조절은 1~9단계까지 가능합니다. 화구를 작동시키면 저렇게 시뻘건 열선이 달아오르는게 비쳐집니다. 설정온도에 이르면 저절로 꺼졌따가 다시 가열되기를 반복하여 온도를 조절합니다.
테스트로 시판 냉동탕수육을 튀겨봤는데 금방 끓습니다. 보통 튀김할 때 기름의 온도가 180도 정도 되니 가스렌지와 화력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군요. 전기로 작동하는 방식이라 아무래도 직접적인 가스불보다는 좀 약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을 완전 뒤집네요. 조리시간과 화력이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입니다.
이 제품이 이정도인데 백~이백정도하는 제품들은 어떤 고급기능들이 들어 있는지 궁금하네요..ㅎ .
밥솥처럼 음성지원이 되나? ㅋ
조리가 끝난 후 전원을 끄면 해당화구의 온도조절창에 'H'라고 표시됩니다. 세라믹유리를 통해 가열했기 때문에 그 열이 상당히 오래 지속됩니다. 그래서 전원이 꺼진 후에도 그 열에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기 위한 표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식은 후에는 그 표시가 당연히 사라집니다. 이 'H' 표시는 모든 전기레인지에 공통적용된 방식인 듯 합니다.
가스렌지보다 훨씬 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국물이 넘쳐도 구석구석 스며들지 않고 상판만 더러워지고 불꽃이 안보이니 더운 날씨에 주방에서 열을 직접 쬐지 않아도 되지요. 다만 전기레인지도 국물이 넘쳐하르거나 기름이 튀면 닦아줘야겠지만 금속으로 된 가스레인지보다 쉽게 얼룩이 지워지지는 않습니다. 얼룩이 지면 행주로 닦아도 잘 지워지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유리표면을 긁어서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스크래퍼가 함께 동봉되어 있는데 넓은 칼날로 이물질을 긁어주면 됩니다. 그냥 긁는 것은 아니고 전기레인지용 전용세제가 있습니다. 세제를 뿌려서 몇 분정도 불려준 뒤 스크래퍼를 약 30도 정도 세워서 긁어주고 행주나 키친타올로 닦아주면 됩니다. 세제는 마트나 인터넷에서 전용으로 구할 수 있지만 일반 주방세제보다 2~3배 이상은 비싸더군요. 그래도 반드시 필요하니 꼭 구비해야겠습니다.
사진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이 제품은 전기레인지 중 인덕션이 아닌 하이라이트(열선이 보이는) 방식입니다. 본체 상판의 열선이 가열되면서 그 위의 냄비 등의 용기를 데우는 방식이죠. 반면 비교적 고가의 전기레인지에 적용되는 인덕션은 자기장을 이용해서 조리용기에 열을 유도가열하는 방식이라 전용용기가 필요하고 상판이 직접 데워지는게 아니라 하이라이트보다 안전합니다.
전 가성비를 따져보니 굳이 인덕션이 아니더라도 하이라이트만으로 충분하고 전용용기를 따로 구입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이 제품으로 선택했습니다. 혼수용으로는 아무래도 인덕션 방식이겠지만 저같은 독거인에게는 저렴하고 기능만 충실하면 끝이지요. 제가 하루 약 30분~1시간 정도 사용하는데 전기세가 더 나왔는지도 전혀 모를정도로 차이가 없었습니다. 전기레인지로 인한 전기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한번 써보니 그동안 왜 구입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우선 이 제품은 가격대비 성능이 아주 훌륭하네요. 내구성이 얼마나 버텨줄지가 문제인데 현재로서는 만족입니다. 제품이 다양해지고 가스보다 편리하고 안전하며 관리하기 쉽다는 점에서 이런 전기레인지의 사용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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